프랑스가 어떤 나라인지 깊숙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2022년 12월, 프랑스에 1박 2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부슬비가 내리는, 흐린 하늘의 파리였지만 그 때의 감성을 잊지 못해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신혼 여행도 프랑스 파리로 다녀왔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했던,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라는 책.
그저 '여행을 가야하는 예쁜 나라'로 프랑스를 바라보는게 아니라 '사람 사는 나라, 프랑스'가 어떤 모습인지를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을 읽고서 프랑스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깨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조금 했었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프랑스는 이러한 문화와 특징이 있구나'라며 또 다른 배움이 있었다.
몸매나 얼굴보다는 주로 머리 스타일, 액세서리, 옷 코디네이션 등 상대의 '선택'을 칭찬한다.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일명 '얼평, 몸평'이 일상적이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보는 내 몸매, 얼굴'에 신경쓰면서 살았다. 그나마 요새 이러한 모습들이 많이 사라지고 모두가 조심해하는 분위기지만 오래된 관습(?)이었기에 어디든 남아있다.
이러한 곳에서 자라온 나는 이 책 속에 있던 '프랑스의 칭찬 방식'에 대해 놀라웠고 부러웠고 감탄스러웠다.
프랑스는 '물건을 보듯 생긴 모습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건 너무하다고 여기는 편'이어서 '주로 머리 스타일, 액세서리, 옷 코디네이션 등 상대의 '선택'을 칭찬'한다고 한다. 스타일에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너무 맞는 말이다. 나 역시나 '몸평, 얼평'을 일상으로 삼았던 나라에서 자라왔는지라 의도치 않게 그러한 방향으로 언급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이 프랑스의 칭찬 방식을 떠올리며 상대방의 '선택'에 칭찬을 해야겠다. 실수를 할 것만 같다면 그냥 입을 다물자
어렵게 교사가 됐더니 교권이 밑바닥
책 내용 중에 가장 와닿으면서 슬펐던 챕터였다. 프랑스에도 교권이 밑바닥이라고 한다.
나의 편협한 생각일 수 있지만, 선진국이라 불리는 프랑스에서는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아니, 아예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보이는 그러한 모습이 프랑스에서도 보인다는 걸 보고 큰 충격이었다.
이제는 교권 추락에 대한 이슈를 한 국가 내부에서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개선 방향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꼭 집어서 어떤 것이 문제라고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인 것도 안다. 하지만 학생이 있기에 선생님이 있고 선생님이 있기에 학생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살지 10대 때 결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기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는 아는 편이다.
30대인 나는 아직도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 10대들은 '무슨 일을 하고 살지 결정하기 어렵지만 자기가 어떤걸 좋아하는지 아는 편'이라고 한다. 너무나 부러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남자 아이들은 태권도, 여자 아이들은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자랐고 고등학교 때에는 서울에 있는 명문대를 가기 위해 밤을 샜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에 밤을 샜다. 내가 가야하는 길이 모두 정해져있는 것과 같았다. 당연히 그 길은 부모님이나 사회 분위기에 따라 강요 받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부모님이 보통 '공부든 운동이든 뭘 하라고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뭘 원하는지 스스로 알아가는데 더 집중한다'고 한다. 주위에서 '이걸 해야해'라고 강요하지 않으니 오히려 본인이 주위를 둘러보고 내 자신에게 체험 기회를 주며 내 마음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프랑스의 문화가 더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을 무작정 한국에서 시도해볼 수도 없다. 정말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는 것 아닌 이상, 내 자녀의 친구는 영어 유치원을 다니고, 수학을 예습하는데 내 자녀만 '너 하고 싶은 걸 해라'라고 말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너 하고 싶은걸 해라'라고 말하고 자녀의 답에 지원해줄 수 있는 환경도 갖추기 쉽지 않다.
그만큼 쉽지 않아서, 더더욱 부러운 프랑스의 모습이었다.
인간이 하는 일에 완벽이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되도록 만점을 주지 않는다.
프랑스에서는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면 시험을 잘봤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인간이 하는 일에 완벽이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모든 것이 점수로 평가되고 1등만 기억하는 이 나라에서는 납득되지 않는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위에서 말한 것처럼 '개성을 존중하는 프랑스의 모습'이 녹여져있는 듯 하다.
이제는 점수로 평가받는 나이는 아니지만(회사에서는 알파벳으로 평가받으니까 여전한건가..?) 이제는 상사가 생각하는 완벽에 다다르기 위해 매일을 달리고 있다. 사실 그 완벽도 '상사 입장에서의 완벽'이지 '내가 생각했을 때의 완벽'은 아닌데 말이다. 아무래도 그들은 본인들은 인간 급이 아니라 신의 급이라 생각해서 '완벽'을 추구하는 듯 하다. (말이 안통한다는 말이다.)
불법이라도 3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이라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불법 체류자라도 프랑스에 거주하고 잇는 한 그사람이 병에 걸렸을 때, 공공 위생을 해칠 우려가 있기에 의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 또한 이야기를 하자면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저 '의료 혜택'을 바라보는 프랑스의 시선을 알 수 있었고 나아가 '공공 위생을 중요시 하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공공 위생을 중요시 하면 공중 화장실을 많이 만드는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프랑스의 여러 문화와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다음에 또 프랑스를 가게 되면 그 전에 한 번 더 읽어보려고 한다.
프랑스야 또 보자
2024년 연반백권 일곱 번째 책,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오헬리엉 루베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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